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하며 김혜경 씨를 수행한 배모씨의 소속 부서와 업무를 조사한 후기 (김수민 시사평론가)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하며 김혜경 씨를 수행한 배모씨의 소속 부서와 업무를 조사한 후기 

(김수민 시사평론가)

법인카드의 유용 규모가 전부가 아니다. 지자체에 단체장 배우자를 수행하는 업무는 없다. 2016년 행안부가 금지 지침까지 마련했다. 배씨가 김혜경 씨 보좌를 맡아서 했다면, 그에게 주어진 급여까지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배씨의 지시를 받았던 폭로자는 비서실 소속이었지만, 배씨의 소속은 총무과라고 알려졌다. 총무과 직원이 비서실 직원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것도 비정상이거니와, 배씨가 비서실로 배치되지 않고 총무과 소속이 된 연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배씨의 담당 업무는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무엇이었을까. 

제보자가 폭로한 직후에 흘러나온 설은 두 가지였다. 배씨가 1)외국인 의전을 담당했다 2)대외협력업무를 맡았다. 둘 다 총무과 업무가 아니다. 외국인 의전은 외교나 통상을 담당하는 부서가 한다. 외국인 의전은 전담 직원을 둘 만큼 잦은 일이 아니다. 외교 또는 통상 부서에 통번역 전문가들이 있으면, 그들이 해외 출장 때도 역할을 맡고 외국인이 오면 의전을 맡을 수 있다. 대외협력은 지방의회나 다른 지자체, 정부, 시민단체 등과 접촉하는 일인데 이것은 기획 및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몫이다. 

이재명 대표의 국고손실죄 적용을 검토하던 경찰은 9월 초순 불송치 결정을 했다. 이것은 배씨가 법인카드 유용을 했을지언정 그 밖에는 공직자로서 제 업무를 수행했다는 뜻이었다. 경찰에서는 배씨가 업무를 한 흔적도 발견했다고 전해졌다. 그렇다면, 배씨의 담당업무는 무엇이었을까? 

배씨가 총무과에서 무슨 일을 맡았는지 명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그가 일할 당시에 작성된 조직도나 업무분장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나는 2022년 9월 7일, 경기도청에 2018년부터 2022년 최근까지 경기도 총무과에서 일한 모든 직원의 이름과 담당업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가능하다면 조직도와 업무분장표를 취합해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 총무과측이 한 차례 공개 시한을 연장한 끝에, 청구 한 달만인 2022년 10월 7일, 2018년-2022년 10월 7일까지의 업무분장표 125개를 받았다. 이재명 지사의 재직 시기를 포함한 기간이다. 총무팀, 의전팀, 공무원단체팀, 후생복지팀, 기록관리팀, 문서지원정보팀 등의 업무분장표 125개에 배씨의 이름은 없었다. 온갖 기간제근로자나 청년인턴의 이름까지 다 들어간 업무분장표였다. 

팀별 분장표였기 때문에 과장의 이름이 없었다. 10월 13일 나는 ‘모든 직원’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으므로 담당공무원인 7급 ㅂ모씨에게 문의 전화를 했다. 각팀 소속이 아닌 직원의 이름과 담당업무까지 정보공개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총무과장을 제외하고는 전직원의 이름이 다 들어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것은 배모씨는 총무과에 없었다는 확인이었다. 

배모씨가 수행한 본업이 김혜경 씨 심부름이 아니라면 그는 어디서 무슨 일을 한 것일까? 그나마 총무과 소속이라고 알려졌던 것도 사실이 아니라면, 배모씨가 총무과에 없었다면, 그는 어느 소속이었을까? 또는 부서 배치가 되지 않은 특이한 공무원이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