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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_멀티레이블_전략의_실패?_(ft.걸그룹의 본질적 특성)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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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_멀티레이블_전략의_실패?_(ft.걸그룹의 본질적 특성)



0.

필자는 "뉴진스" 데뷔 2개월 뒤, 첫 리뷰를 페북에 기록한 적이 있는데, 당시 "민희진 프로듀서"에 대한 애정과 지지를 뚜렷히 밝힌바 있다. 그래서 아마도 이글은 어떠한 논거를 대더라도, 결과적으로 민희진 옹호 글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이점부터 양해를 구하고 글을 시작해할 듯 싶다. 



필자가 2022년 봄 파릇파릇한 신인 걸그룹 "뉴진스"에 대해, 보자마자 호감을 느꼈던 원인은, 하이브 출신이기 때문이 아닌 케이팝 명문가 SM의 진한 향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통성, 즉 계보가 뚜렷했다는 얘기다. SM은 케이팝의 초석을 닦은 회산데, 어느 분야나 그렇듯 파이오니어가 가장 어렵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는다. 걸그룹 <S.E.S>를 놓고 다짜고짜 제이팝을 베낀게 아니냐, 라고 쉽게 비판하는 사람도 많지만, 작곡, 작사, 의상, 헤어스타일, 예능감... 거의 모든 상품이 그렇듯 수만가지의 의사결정이 "제자리"를 꼭 들어맞게 만드는건 우연으로 절대 불가능하다. 무수한 시행착오에서 나온 실력이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S.E.S"의 대성공을 필두로, 이후 "천상지희" "소녀시대" "F(X)" "레드벨벳" "에스파"로 이어지는 계보는, 그야말로 케이팝 걸그룹의 역사나 다를바 없고, 여기에 비빌만한 상대는 "핑클" "2NE1" "블랙핑크" "트와이스" 정도인데, 사실상 SM이 걸그룹 세대 구분의 기준점이 되어왔고, 그과정에서 20년을 함께 일한 1979년생 민희진이라는 걸출한 인재가 이수만 옹의 일종의 계승자가 된 모양새가 되었다.



1. "걸그룹"의 특수성  



걸그룹은 아시아가 만들어 낸, 매우 특수한 문화상품이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했다 (유사 오리엔탈리즘?). 물론 시장 내에서도 일찌감치 "걸그룹은 대중성, 보이그룹은 팬덤이 핵심"이라는 성공 방정식이 존재한건 사실인데, "대중성"이라는 건 대단히 비싸고 획득하기 어려운 재화임에 확실하다. 그런데 그런 귀한 것을 걸그룹이 갖고있으니 만큼 그 영향력이라는건 무시못할 수준으로 크다는 얘기도 된다. 



자연스레 걸그룹은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된다. 1997년 이후 한 10년간의 한국 대중문화 시장은 "S.E.S"와 "핑클"로 정리가 된다고 할 정도로 세대를 아우르는 파급력이 엄청났다는 얘기다. 매출이나 수익성과 별개의 관점으로 말이다.  2세대 "소녀시대"와 "2NE1"은 사실상 케이팝이란 장르를 불모지에서 개척한 장본인이고, 3세대 "트와이스"와 "블랙핑크"는 돈을 쓸어담는 세계적 그룹이 된 것이다.



영국 브릿팝의 <비틀즈>나 <퀸> <오아시스>는 남성밴드가 중심이었는데, 케이팝의 세계화의 선봉장엔 놀랍게도 소녀들이 중심인 걸그룹이 있다는 얘기다. 보이밴드 <BTS>의 성공이 엄청나게 희귀한 케이스고, <BTS>사례를 빼면, 여타 보이그룹의 멤버 이름을 암기하고 다니는 사람은 한국에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판매량이 가장 좋은 <세븐틴> 멤버 3명 이상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명이나 될까? 팬덤을 빼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2. 의외로 어려운 걸그룹



당연히 케이팝은 해외에서 "걸그룹"이 먹힌다는 게 시장의 상식이었다. 아시아의 예쁜 소녀를 누가 거부할 수 있어? 그래서인지 케이팝의 제왕 방시혁은, 애당초 걸그룹에 욕심이 내비쳤다. 그의 작곡은 발라드부터 힙합 전분야를 아우르지만, BTS 이전부터 여성 걸그룹에 회사의 명운을 걸기도 했다. <글램>의 도전과 실패가 대표적 사례다. 



방시혁 의장이 "걸그룹"에 욕심을 낸 건, 이른바 "대중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문화코드였기 때문인데, 이게 또 장벽이 있었다. 이미 케이팝 걸그룹 전형은 "SM-YG-JYP"가 세워놓았기 때문에,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천하의 방시혁이라고 해도 말이다. <BTS>로 세계적 기업의 토대를 마련한 하이브는 <여자친구>라는 중소기업 최강여돌을 모셔오기도 하고, 직접 <르세라핌>으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 하이브 실력으론 1등을 해본 적은 없다.



BTS 중심의 빅히트를 넘어, 하이브가 10조 가치를 넘보는 위엄을 달성한 계기는 누가 뭐래도 2022년 <뉴진스>의 데뷔라고 볼 수 있고, 이 뉴진스를 만든 장본인은 "민희진"이라는 케이팝 본가 SM의 dna를 지닌 20년 경력의 걸그룹 장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희진 영입은 하이브의 "마지막 스톤"이었다는 얘기다. <BTS>와 <뉴진스> 그리고 <세븐틴> <T.X.T>등 멀티 레이블로 굉장이 다종다양한 색상의 아이돌을 보유한 세계적 음원 및 엔터 ict 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된다.



3. 대중성의 양날



여기부터가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인데, "걸그룹"의 특징은 대중성에 있다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즉, 보이그룹은 아무리 많은 밴드를 보유하더라도, 시장 나눠먹기가 가능하지만, 걸그룹은 한 회사에서 세네개씩 보유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본연적 특징을 지닌다는 얘기다. 즉, 한 회사내에선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건 좋지만, 동시기 시장을 나눠먹은건 불가능하다. 걸그룹은 1등 그룹이, 전연령대에 걸쳐 압도적인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뉴진스>가 1등이 되었다는 얘기는, 뉴진스가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SM의 <에스파>와 JYP의 <있지>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아주 당연하게도 <뉴진스>와 <르세라핌>은 서로가 "카니발라이징"의 관계가 된다. 엇비슷한 컨셉의 <일릿>이 또 나온다는 얘기는, 절대로 절대로 민희진의 상식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모기업의 폭압적 결정이었을 것이다. 1등 <뉴진스> 중심으로 회사 경영전략을 짜는게 맞다는 게 민희진 관점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충돌은 데뷔 시점이 엇비슷한 "뉴진스"와 "르세라핌"의 경쟁구도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나는데, 당연히 방시혁은 르세라핌에 압도적 지원을 했고, 뉴진스와 노골적인 경쟁관계를 만들었다. 당시 언론 보도도 두 천재의 "자존심 경쟁"을 언급할 정도. 결론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뉴진스>가 뚜렷하게 좋았다. 물론 하이브 입장에선 다종다양한 컨셉의 걸그룹을 시장에 포진시키는 게 회사의 규모나 IP 전략에 맞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뉴진스>를 키운 엄마 입장에선 데뷔부터 지난 2년 가까이가 거의 회사 내부와의 지난한 투쟁, 고난이도의 힘든 시간이었음이 분명하다.



4. 자본시장의 룰?



4월 25일 기자회견으로 "케이팝 퀸" 민희진의 마인드나, 멘털이 어떤 상황인지 상당부분 드러난 셈이다. 아무래도 경영ceo로서 잔뼈가 굵거나, 큰 돈을 계획성 있게 추구하거나, 법률적인 틀거리 위에서 이사회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확연해 보인다. "걸그룹 장인"은 맞지만 2000년대 초반의 주먹구구식, 수공업적인 제작과 운영 방식에 익숙한, 말 그대로 SM 이수만옹 시절의 경영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는, 크리에이터, 매니저, 프로듀서였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하이브의 박지원 대표는 2009년부터 거대기업 넥슨의 경영본부장, 계열사 CEO를 하면서 이력을 키워온 인물이다. 방시혁 대표 역시도 서울대 학벌의, jyp를 거치며, 머리 하나로 10조 회사를 일군, 말 그대로 철두철미하게 계산기를 두드릴 줄 아는 경영자 출신이다. 경영상 철학과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집단의 충돌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로 "민희진"과 "방시혁"의 회사 목표와 비전이 전혀 달랐던 점도 참작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민희진은 "뉴진스"가 자신의 딸이자 종교였다면, 방시혁은 당연하게 "하이브"라는 거대 기업군 자체가 자신의 최종 목표였으니,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예고된 사태로 비쳐졌다. 기자회견 내내, 민희진은 "스톡옵션" "풋옵션"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 언급은 해도, 제대로 이해한 것 같지는 않았던 것도 한 증거가 된다. "18%로 어찌 반란을 꿈꿀 수 있나?"라는 감정적 멘트도 마찬가지다. 



5. 어두운 현실?



혹자는 이 사건이 "피프티피프티" 사태의 연장선이라고 보기도 하고, 또 케이팝에 그늘을 드리운 부정적 사건이라고 낙담한다. 그런데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나 싶다. 필자는 지난 3일 내내, 민희진 대표가 어떤 식으로 반응해 올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궁금증이 풀렸다. 의외로 긍정적으로 말이다. 



팝의 역사는 사실 치열한 내부자 싸움의 역사이기도 했다. 비틀즈 내에서도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은 경쟁자였으며, 앱스타인과 EMI도 매번 치열하게 싸워댔다. 결국 비틀즈는 EMI를 걷어차고 독자적으로 애플뮤직을 차렸다. 퀸Queen 내부에세도 보컬과 기타는 매번 1) 돈의 분배 2) 곡의 선곡 3) 예술적 지향, 4) 그룹의 정체성을 놓고 멱살을 잡고 싸울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한 진흙탕 속에서 보석같은 노래들이 나왔다.



하이브가 민희진을 내친다는 결정은, 필자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하이브는 비밀스러운 감사가 아닌, 공개적인 감사로 사건의 불을 당겼으며, 민희진은 보다 더 노골적이며 감정적인 반격으로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리고 전국민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이에 관심을 갖고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 겉은 치졸해 보이지만, 필자는 케이팝의 발전에 꼭 거쳐가야 할, 유익한 싸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PS. 

0. 2012년 필자가 방시혁 대표를 인터뷰할 당시, 그도 분명 이러한 생각을 밝혔음 "케이팝 여돌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음, 그래서 남돌보다 여돌을 먼저 성공시키고 싶다..." 



1. 그 근거는 다음에 더 써 보겠음.



2.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법정 싸움의 소재가 될 수 있음. 어떻게든, 양 측이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람. 



3. 결론은 지난 30년간 케이팝 "걸그룹의 본질"의 관점에선 민희진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다, 정도임. 하이브가 더 큰 그림을 보여주며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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