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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20년 넘게 산 독일기자가 본 한국인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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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제와 투자같은 돈 관련 이야기를 다루는 채널인데. 그런데 제일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행복'에 관한 내용을 다룬 영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돈을 추구하는게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의문을 다 같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하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이미 부자나라다. 그래도 행복도 랭킹은 정말 떨어진다. 특히 젊은사람들이 계속 불행한 모습이 많아지는데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아들에게 아빠한테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셨는데요."

 

-그건 아버지가 나한테 해준 말이다. 아이를 만든것은 나의 선택이지 아이 본인의 선택이 아니다. 이 아이를 책임지는 것은 보답을 받을 일이 아니라 나의 선택에 따른 의무다. 이 아이가 나에게 무언가를 갚아야할 것은 없다. 1등이 아니어도 되고 판검사 의사가 되지 않아도 된다.
그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얘기를 항상 해준다.

 

"한국 부모들도 그런 생각을 안하는 게 아닐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공부도 잘하면서 행복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맞다. 하지만 그건 부모의 욕심이다. 그렇게 극한의 경쟁을 하고 자란 사람들이 자식을 안 낳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자기 자식을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게 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애 키우는데 몇 억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많다."

 

-애를 키우면 돈도 많이 들고, 자유도 없어지고,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이라 어쩔 수 없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자유가 없어지고 힘들어지는건 전 세계 어디에나 그러니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이건 한국의 문제다. 독일은 대학까지 모든 학비가 공짜이며, 사교육이란걸 난 한국에서 처음 알게됐다. 독일은 교육비용이 제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로에 가깝다. 젊은 여자는 출산 후 3년후 직장으로 돌아간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이 자신보다는 좀 더 높은 레벨이 되길 원한다. 근데 이건 전 세계 부모 마음이 마찬가지 아닐까?"

 

-적어도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부모님도 나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았고 그게 자연스러웠다.

 

 


-한국교육과 독일 교육의 차이를 묻는 사람이 있는데, 시험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시험을 위해 공부하니 이미 지나간 시험 내용은 잊어도 된다. 중요한건 다음 시험성적이니까. 효율을 추구하다보니 이렇게 됐는데,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예를 들겠다.

 

나는 6살에 맨 처음에 수영을 배웠다. 일주일에 하루 한 시간에 수영을 배웠다. 공짜는 아니었지만 1,2만원 정도를 내고 배웠고 나는 얼마 안가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내 아들은 6개월간 수영학원을 다녔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수영장이 있다. 지금 14살인데 아직도 수영을 못한다. 이 차이는 뭘까?

 

물론 한국의 교육은 전 세계적으로 따져봤을때 매우 훌륭한 편에 속한다. 그런데, 한국사람이 교육에 돈을 투자한 만큼의 '가성비'가 나오고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대학교다닐 때 장학금을 받았는데, 가장 높은 수준의 장학금이었다. 그런데 거기엔 어떠한 시험도 없었고, 교수님과 두 시간 정도 면담을 했을 뿐이다. 그 면담도 면접같은게 아니라 무슨 일상적인 얘기들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렇게 장학금을 받았다면 뭔가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너무 의심이 많다. 서로 의심이 많기 때문에 시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본 게 이거다. 이걸 꼭 말로 해야되나? 어딜가나 누굴 공격하지 말라는 말이 많은데, 한국에 처음 온 사람들은 한국사람들이 다 괴물인가 라고 오해할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자꾸 이거하지 말라 저거 하지 말라하는 새로운 법이나 규칙을 만들고 싶어한다. 재밌는 건 또 있는 규칙은 제대로 잘 안지킨다. 기본적인 교통신호부터, 자잘한 준칙들은 그냥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규칙을 지키지도 않으면서 새로운걸 자꾸 만드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

 

 

 

-한국의 여러 스캔들이나 비리를 보면 '자식을 위해서 반칙'을 한 경우가 많다. 룰을 지키지 않고 무조건 남보다 앞서 나가면 장떙이란 인식이 만연해있다.
결국 이렇게 되면 한국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괴물을 키우게 된다.

 

 

 

-한국인에게 집은 투자의 개념이다. 사는 것 보다 돈이 더 중요하고, 집들이 이후에 친구를 잘 초대하지 않는다(웃음) 그래서 집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90%는 다 집값에 대한 이야기다. 이게 펀드얘긴지 집 얘긴지 헷갈릴 정도다.

 

"독일 사람들은 자기 집값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는 얘길 하신 적이 있는데, 진짜예요?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관심이 없으니까. 우리 할머니는 한 집에서 40년 동안 살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집을 팔았는 데 그 때 '내가 팔아야 하니 집값을 알아봐야겠다'고 하셨다.
물론 할머니도 40년 전에는 관심이 많았겠지. 그러니까 사야할 때, 팔아야 할 때를 빼곤 집값의 동향에 관심이 없다. 나도 내 집값 잘 모른다.

 

"타 방송에서 집을 소개하신걸 저도 봤는데 진짜 으리으리하더라고요. 근데 저도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이라 건축비 얼마나 나왔을까 이런 생각 하게 되던데요."

 

-서울에서 아파트 살고 계신분들은 다 이런 집 짓고 사실 수 있다. 대신 지방에 내려오셔야겠지. 할 수 있는데 두려움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이게 핵심인 것 같다. 나도 어렵고 힘들게 살 때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불행하지는 않았다. 그게 나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물론 모든일이 잘 풀리지는 않고 살면서 실패를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본인의 선택이라면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인구의 60%가 다 아파트에 산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많을 줄 알았다.

 

"외국에도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 나라가 있나요?"

 

-없지 않을까? 적어도 독일은 아니다.

 

"이런 한국의 아파트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짧은 시간동안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생겨난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 문화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늑한 쉼터가 아니라 집값에 민감하고, 언제 팔고 살아야할지 전전긍긍하고 살면 집에 대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새 차를 흰색으로 사셨네요? 흰색 좋아해요? 아뇨, 팔 때 가격이 제일 높으니까 샀어요 라는 대답을 한다. 
살 때부터 이미 얼마에 팔지를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비닐조차 뜯지 않는다. 그런걸 보면 이런생각이 든다.

 

이게 진짜 네 차가 맞아? 네가 좋아하는 색깔도 아니고 비닐도 뜯지 않는데 네 차야 이게? 그냥 단순히 팔 때까지 보관하는 것에 가깝지 않나?

 

너무 사고팔고 사고팔고만 생각하다보면 '진짜 자기 것'이 없게 된다.

 

 

 

 

 

 

"아파트 브랜드마다 급이 있는거 알고있나?"

 

-알고있다.

 

"독일에도 그런게 있나?"

 

-당연히 없다. 물론 여기도 부자동네 가난한 동네는 있고 사람마다 그걸 알아보기는 하는데, 아 그냥 너는 잘사는 동네에 사는구나. 부모님이 돈 많아? 아니 평범한 교사신데. 어 그래? 운이 좋았네. 이러고 끝이다. 한국처럼 무슨 랭킹을 매기고 이러지는 않는다.

 

"사실 서열은 모든 나라에서, 심지어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하더라. 한국은 좀 더 심한 편이긴 한데 순위와 서열문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서 대학교 순위 매기기. 누구한테 물어봐도 다 안다. 그런데 독일에서 제일 좋은 대학이 어디냐고 물으면 난 모른다. 아마 길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10이면 10 모른다고 할 거다. 독일에서 제일 큰 기업을 물어봐도 마찬가지일거다. 다들 모른다. 관심이 없고 신경을 안쓴다.

 

 

-이런 서열을 매기고 하는 문화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고. 일종의 약 같은거다. 좋게 쓸 수도 있지만 과하면 좋지 않은.

 

 


"좀 희망적인 얘길 해보자. 좀 강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은 지옥에서 살고 있다고까지 한다."

 

-지옥같은 나라는 몇 개 확실하게 있다. 예멘, 시리아, 최근엔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고 미래도 없다. 한국은 절대 지옥이 아니다. 정말 안전한 나라다.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노숙자도 거의 없고, 그 몇 없는 사람 조차 무료급식을 받을 수 있고, 의료체계도 잘 되어있다. 이런면은 거의 대부분의 유럽보다 낫다. 그런데 사람들은 더 좋은 집, 더 큰 차, 더 비싼 핸드백 등을 원한다. 이건 물론 당연히 어렵다.


그런데 이게 정말 지옥인가? 스스로가 타인과 비교하면서 만들어낸 지옥이 아닐까?

 

-한국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사회를 바꿔야되고 정부를 바꿔야되고 이런 얘길 많이한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본인부터 바꾸는게 시작아닐까. 더 좋은 사회의 시작이 거기에 있다.

 

물론 간단한 얘기는 아니고 자기를 바꾸는 게 제일 어렵다. 그래서 다들 하기 싫어하고. 그래서 다들 남탓을 한다. 정부가 문제고 사회가 문제고 우리 회사 사장이 문제고...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두려움을 넘을 수 있으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좀더 용기를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이 진짜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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