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관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태교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태교를 제대로 못 한 임신부들이 괜히 죄책감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989년 전공의 생활을 시작, 지금까지 2만 명이 넘는 신생아와 4000명이 넘는 쌍둥이, 500명이 넘는 삼생아를 받은 그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그가 가장 먼저 지목한 오해는 ‘태교 잘하면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태교를 위해 책을 읽어주고,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가 하면 여행을 떠나는 임신부가 많은 건 사실이다. ‘수학의 정석’을 풀거나 영어 원서를 읽는다는 엄마도 있다. 하지만 전 교수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내엔 태교 관련 기초 연구나 임상 연구가 거의 없다”며 “무엇보다 배 속의 아이는 엄마·아빠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태교를 위해 책을 읽어주거나 클래식 음악을 들려줘도 그 소리를 구분해서 듣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신생아도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데 태아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교수가 이토록 강하게 태교를 비판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과학적 근거도 불명확한데 정작 엄마들에게 죄책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가 유산되거나 장애를 안고 태어나면 ‘태교를 잘못해서’라며 자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생아의 2~3%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다”며 “엄마가 뭘 잘못해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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