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2위 덴마크 이민현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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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
1. 30평, 14년도 기준 월세 3~400, 자가 7~8억
2. 교통비 매우비쌈 (외출시 최소 2~3만원)
3. 수도세, 전기세, 난방비 매우비쌈.
4. 날씨 매우 우울함.(주중 6일이 삭막한 날씨)
5. 덴마크어 능통 필수
-국민 대부분 영어 가능자이나 덴마크어를 못하면 사회에 스며들기 힘듦.
학생때 9년간 같은 반으로 생활하여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있으며 매우 폐쇄적임. (덴마크어 습득 난이도 또한 매우 어려움)
6. 의료비가 무료지만 빛 좋은 개살구(의사: 아프면 일하지말고 푹 쉬세요~)
결론.
자국민 or 부자 아닌이상 행복지수 2위는 맛도 못본다.
덴마크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
덴마크에 온지 두달째 되가고 있다. 장미빛 환상으로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던 시기는 지나가고 부지불식간에 현실의 장벽앞에 고개를 숙이고 힘겨워하는 순간을 보내고 있다.
여기 오기 전 덴마크, 북유럽에 관련된 책은 중고서점까지 뒤져서 모조리 사서 읽었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덴마크 생활에 관련한 블로그는 빠짐없이 읽으며 간접적인 현실적응을 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책과 현실은 지구에서 본 달나라 이야기 같은 거다. 지구에서 밝은 달을 쳐다보며 토끼가 방아찧고 있을 거라는 생각만큼 어리석었다. 아폴로 11호를 통해 본 달나라에는 토끼는 없고 황량한 모래먼지만 날리고 있는 것과 같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 나처럼 힘든 결정을 하고 와서 후회할 지도 모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한번 더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는게 먼저 온 사람의 도리라 생각하며 글을 적기 시작한다.
- 집구하기가 어렵고 비싸다.
제일 먼저 여기 와서 겪은 힘든 일은 의식주에서 주택이다. 사람이 살 곳이 없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여기는 전세가 없고 월세와 자가 둘 뿐이다. 3주 넘게 전화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온 에너지를 쏟으며 집을 구하러 다녔다. 하지만 코펜하겐은 나에게 집을 주지 않았다. 집을 구경하기도 힘들지만 집을 구경할때 바로 오케이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내일 말해준다고 하면 100% 실패했다. 어떤 경우 집이 비쌌지만 맘에 들어 계약한다고 하고 메일을 보냈는데 계약서를 보내지 않고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도 계속 미루는 것이다. 결국 계속 미루는 바람에 내가 먼저 계약을 취소하자고 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집을 구할 때 직업이 있냐고 물어보고, 가족 물어보고,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물어본다. 월세를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직업을 물어보는 것이다. 직업이 있을 턱이 없으니 집 구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어떤 곳은 외국인을 세입자로 아예 받지 않는 곳도 있다. 사람에 따라 한국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지만 다행히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싸이는 알아서 도움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집세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4인 가족이 살기 위한 30평을 기준으로 하면, 보통 월세 300만원(15000kr) 이상인 것 같다. 아파트의 경우,우리나라 30평과 비교해서 면적이 오히려 조금 작다. 코펜하겐을 서울로 비유하여 강남 서초, 송파 정도 되는 지역이 있는데 그 곳은 기본 월세 320에서 400이상 정도 되었다. 작년에 알아볼 때 집값보다 월 20만원에서 40만원은 오른 것 같다. 내년에는 아마 더 오를 것이다. 왜냐하면, 덴마크 신문에 지속적으로 코펜하겐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에 덴마크에 살고 싶다면 집을 사는게 오히려 돈을 저축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매로 나온 집을 보니 아파트 기준 보통 30평, 3억 5천에서 7억사이 정도 되는 것 같다. 월세, 생활비 포함하면 1년에 5000만원 이상은 우습게 써진다. 이민? 누가 돈이 안든다고 그랬나? 여유 자금이 없다면 이민 오는 것 고려해봐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다른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코펜하겐을 제외한 다른 지방 도시의 상황은 어떤가? 더 낫다. 하지만 큰 기대를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월세는 조금 더 쌀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코펜하겐이나 다른 도시들이나 차이 없다.
하루 평균 5시간은 기본으로 걸어다녔다. 많게는 8시간, 적게는 3시간은 걸어다닌 것 같다. 덕분에 살이 10키로 정도 빠졌다. 20년 전에 사라진 목라인이 다시 생겼다. 3주가 넘어도 집을 못 구하니 심신이 혼란스럽고 미치기 직전까지 갔다. 결국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오르후스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 같은 제2의 도시가 있다. 코펜하겐은 집구하기가 너무 힘드니 그 곳으로 가서 정착하자고 아내와 결정했다. 기차표를 끊고 그 곳에서 일주일동안 묵을 방도 구했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로 이미 예약된 집을 구경하자고 했다. 그 곳이 지금 내가 구한 집이 되었다. 집을 안 줄까봐 집을 구경하자 마자 집을 계약하겠다고 공인중개사에게 말했다. 공인중개사가 건강한 미소를 가진 할머니였는데 나를 신뢰해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계셨고, 특히 덴마크 주재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친분이 있으셨다.
덴마크는 주택이 대부분인 것 같다. 공동 주택도 많고 일반 주택도 많다. 주택은 대부분 우뚝 솟은 맞배지붕 형태의 복층집이다. 요즘 들어 인구가 증가하면서 코펜하겐에 현대식 아파트를 많이 건설하고 있다. 여기서는 2층집 이상을 아파트라고 하는 것 같다. 현대식 아파트는 대부분 새로운 주택단지를 조성한 곳에 건설되고 있다. 현대식 아파트는 가격 편차가 있지만 좀 더 저렴해서 많은 이민자들이 선호한다.
- 비싼 물가로 생활비가 많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물가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싼 것도 있다. 감자나 당근은 많이 싸다. 유제품은 적당히 싸다. 싼 우유는 1400원, 요플레같은 신선한 요구르트 1리터가 2000원 정도 한다. 그 외 삼겹살 이라든지 몇가지가 더 있지만 열거하는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덴마크는 비만세를 도입한 나라다. 따라서 콜라, 사이다 같은 종류나 살이 찔 수 있는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은 상당히 많은 세금이 붙는다. 거기에 25%의 부가세까지 따라온다. 며칠전 사이다 1리터짜리 페트병을 샀는데 5000원이었다.
평상시 반드시 써야하는 모든 것들이 다 비싸다. 수도세, 전기세, 난방비, 교통비 등등. 내가 생각 했던 것 보다는 비용이 훨씬 많이 나온다.
교통비는 잠깐 한번 나갔다 들어오면 기본 2, 3만원은 드는 것 같다. 가까운 곳을 가더라도 기본 1시간은 걷는다. 한국에서는 차를 타고 갈 곳도 여기서는 걸어서 간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전거를 사랑한다. 그들의 자전거 사랑은 비싼 교통비 때문 일거라 나는 생각한다.
전기가 아까워 불을 켜지 않고 되도록 저녁에 촛불을 켠다. 촛불이 의외로 공기를 빨리 데워준다. 전구를 낮은 와트의 LED로 구입했다. 비싸긴 하지만 오래쓰면 전기가 절약되니 더 경제적이다. LED 전구는 와트수가 낮아서 그런지 어두침침하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서 내가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요즘에는 전등이 밝으면 불편한 느낌이다. 이렇게 맞춰가는 내가 자랑스러운 생각까지 든다. 지금 아내가 양초 3개를 켜고 아기 옷을 줄인다고 바느질 하고 있다. 아들, 딸도 양초를 켜면 좋아라 한다. 양초불 밑에서 바느질? 한국에서는 옷을 버리고 새로 샀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세수? 그딴거 안한다. 아니, 씻는 걸 그냥 잊고 산다. 한국에서는 매일 샤워를 했지만 여기서는 일주일에 한번도 샤워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상하게 한국과는 달리 갑갑하지 않다. 세수할 때도 세면대에 바가지를 놔두고 물을 받아서 씻는다. 씻고 난 후 남은 물은 옆 바스켓에 따른 후 그 물은 빨래 할 때 사용한다. 물론 샤워할 때도, 목욕할 때도 마찬가지. 뜨거운 물을 받아서 씻은 후 안 버리고 남겨두었다가 그 물로 순서대로 온 가족이 씻거나 같이 목욕한다. 성격이 변해서가 아니라 수도세가 비싸기 때문이다. 세탁기도 최대한 적게 돌리기 위해 아내는 손빨래를 하고 난 후 탈수 정도만 사용한다. 집에 빌트인 식기세척기가 있지만 언감생심이다.
집에 보일러 전원을 아예 내렸다. 켜 놓았더니 자기 혼자 도는 것 같아서 꺼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파카입고 두꺼운 양말 신는다.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지만 집이 추우니 추운게 싫어서 입게 되었다. 왠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겠다. 주변에 계시는 먼저 오신 분들도 다들 이렇게 사신다. 일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일정한 월수입 없이 생활비가 나가는 나의 경우도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비싼 생활비에 한번 놀라게 되면 자연스럽게 절약하게 된다. 이게 덴마크 현실이다.
- 언어장벽이 상당히 크다.
덴마크인은 자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상당하다. 식사 또는 만찬 때 빠지지 않고 식탁위에 등장하는 것은 술이 아니라 덴마크 국기 이다. 다양한 형태의 덴마크 국기를 마트 및 여러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덴마크인은 초등학교 부터 영어와 제 2외국어를 배워서 인지 영어를 잘 한다. 지나가던 호호백발 할머니부터 꼬맹이까지 영어로 물어보면 유창한 영어로 답해준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덴마크어를 알지 않고선 직업을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덴마크어는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에 하나로 꼽힌다. 적어도 3년을 하드트레이닝 해야 한다는게 한국인 들 간의 중론이었다.
덴마크는 철저한 인맥으로 사회 시스템이 돌아간다. 사람의 검증을 문서가 아닌, 주변 인맥을 통해서 한다. 덴마크는 유치원부터 중학교 3학년 또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한반의 구성원이 그대로 올라간다. 어릴때부터 9년이상을 함께 지낸 그들 사이에는 가족보다 소중한 우정이 생긴다. 고등학교 이후 뿔뿔히 흩어진 친구들에게 쓸만한 인재를 천거해 쓰는게 오히려 위험이 적을 것이다. 그들은 좋을 지 몰라도 폐쇄적이다. 인맥이 없는 외지인이 들어가는게 정말 어려운 사회 구조다. 인맥을 쌓을려면 결국 덴마크어에 능통해야 한다. 언어에 익숙해 지는 그때까지의 기간동안 힘든 나날을 보내야 한다. 덴마크는 3년동안 언어를 공짜로 가르쳐 주지만 스웨덴 같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동안의 드는 개인 비용은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덴마크어를 모르면 알게 모르게 손해를 보고, 그 손해를 메꾸기 위해선 돈이 들어간다. 이 말의 뜻을 구체적인 예를 일일히 들기가 조금은 어렵다. 하도 많아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평생동안 배운 영어는 여기와서는 잘 써먹히지가 않는다. 나는 대화보다는 이메일이 편한 세대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즉문즉답을 요구하는 직관적인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영어 실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돈으로 메꿔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돈 많이 깨졌다. 이게 현실이었다.
-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기술이민의 목적은 사실 고학력자를 모셔와서 덴마크의 전문적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지만 그 의미는 이미 퇴색되었다. 이건 정말 심각하다. 덴마크 기술이민의 문제점은 덴마크 사회에서도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박사학위 소지자가 그린카드로 와서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결국 하는게 청소일이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사람이 드물다.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자 자격 기준이라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박사학위란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의미고 그 분야의 직업을 가지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의 폭이 확 좁아진다. 들리는 말로는 이민법이 새롭게 개정된다고 하는데 아마 상황이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덴마크에 올때 한국에서 가지고 있던 체면, 명예 이런거 놔두고 와야 한다. 오자마자 취직해서 멋진 직업을 가지기를 꿈꾸기에는 이게 냉정한 현실이다.
- 우울한 날씨는 너무 힘들다.
처음 덴마크에 도착했을때 며칠간, 볼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가을을 보았다. 맑게 개인 하늘은 한국의 하늘과는 다른 청명한 색깔이었고, 어디서나 걸어가면 접근 가능한 공원에서 한가로이 산책하며 행복해 했다.
아! 지금은 일주일에 일주일은 흐리다. 그리고 그 7일 중에 6일은 비가 내린다. 항상 어둡기 때문에 낮에도 불을 켜야할 때가 많다.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고 저녁이 되고 아침 7시에서 8시에 해가 뜬다. 그래서 적어도 일반 업무를 3시까지는 끝내야 한다. 관공서는 2시에 문을 닫는다.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와서 보니 날씨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 와서는 이 날씨를 견뎠지만 우울함이 내 몸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자살률이 40위 권으로 1, 2위를 달리는 우리나라 만큼 높지는 않다. 그래서 슬픈 노래보다는 차분하지만 경쾌한 노래를 듣게 된다. 따스한 햇볕이 그립다. 따가운 햇살을 맞아보고 싶다. 하루종일 흐린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고통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뚜렷한 4계절을 40년 넘게 몸에 익은 나에게 맑은 햇볕은 몰핀 중독처럼 헤어나오기 힘들다.
너무 우울할 때는 시간에 상관없이 캔맥주를 마시곤 했다. 물보다 캔맥주가 더 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덴마크의 맥주 사랑은 날씨하고도 연관이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 곳은 장맛비처럼 굵은 빗방울이 아니다. 차갑고 여린 어린아이 손처럼 가볍고 부드럽다. 하지만 비는 비다. 우산을 가지고 왔지만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기도 하지만 맞을 만한 비다. 하지만 지겹다. 우왁스럽고 거칠지만 가이드라인이 확실한 장맛비가 좋아 보인다. 우중충한 이 날씨에 어쩌다 빼꼼히 내비치고 사라지는 햇살은 마치 초야를 보낸 후 명월이가 있는 기생집에서 숙식하는 철없는 남편을 가진 새색시의 마음처럼 속상하고 야속하다.
추울때는 은근히 추워서 옷을 4겹씩 껴입는다. 지금 온 가족이 감기가 걸렸다. 이사짐을 정리하느라 무리한 탓도 있지만 낮은 실내 온도도 한 몫 거든 것 같다. 어제는 아내가 자기 머리만한 생강 여러개를 사서 생강차를 만들었다. 내게 배정된 여의사에게 가봤자 약처방은 안해주고 일하지 말고 푹 쉬라고 할 것 같아서 그냥 버티기로 했다. 의료비가 공짜이면 뭣하나. 이게 현실이다.
- 결론
너무나도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나열하였지만 글을 통해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본인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장미빛 환상을 꾸는 것은 멋진 일이다. 생각만 해도 근사하고 모든 일들이 마법의 성 노래 가사처럼 마법에 빠진 공주를 구한 기사가 되어 몸이 떠올라 하늘을 날고 아름다운 세상을 살 수 있을 것 같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이야기 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새미님도 이런 디테일한 사정을 알리가 없다. 어떤 정보를 알았다면 비용에 적절한 내용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바쁘셨는지 적어도 나에겐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성형 수술할때 병원 코디네이터와 의사가 부작용 말해주던가? 그들은 환자에게 환상 심어주기에 더욱 주력한다. 부작용도 아름답게 포장된다. 그러다보면 본말은 전도되고 말 속에 숨은 의도는 감춰진다. 그러나, 결정 후의 모든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당사자인 본인은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여러분이 수많은 감춰진 의도에 이용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진정한 존엄을 느낄 수 있는 자아실현을 하시길 바랄 뿐이다.
물의 깊이를 알고 싶으면 신발을 벗고 먼저 발을 담가야 한다. 먼 발치에서 바라본 물 속 세상은 아름다울지 모른다. 대부분 저자들이 발도 담그지 않거나 발만 조금 담그고선 책을 출간한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의 책펴냄에 대한 노고와 수고로움을 존경한다. 하지만 책 내용은 진실과 경험이라는 알맹이가 없이 속은 텅비고 부풀려진 공갈빵같다. 책 속의 단어와 문장 들 중에선 이런 실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한 대목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미화된 말 속에서 내가 겪어야 할 신산한 고통과 경험을 경감시켜 주거나 시행착오를 줄여줄 현실적인 정보는 없었다. 결국 한국에서 덴마크에 대한 경험과 정보의 오류를 깊고 오랫동안 공부한 셈이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누군가가 다시 덴마크를 선택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나는 90%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요인이 사실은 정말 북경의 나비였으며, 지금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이 되어 전체 상황을 카오스 상태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말로 그렇다.
지금 나머지 10%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배수진 속에서, 판도라가 열어버린 저주의 상자 속에 남아있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단어를 보며 번복할 수 없는 결정에 후회하기 보다는 조금만 더 힘을 내보고 싶을 뿐이다.
오늘 아침 잿빛 구름 사이로 햇살이 슬며시 나와 잠깐동안 거실을 비추었다. 옆 집 야트막한 지붕에 앉아있는 새들이 깃털을 고르고 있었다. 그 여유로움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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